Gemstone Fit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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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mstone 1st / Our History

시멘트 바닥에
헤딩

세 명이 함께 하기로 하고 나섰는데, 시작도 전에 한 명이 나갔습니다. 10년을 함께한 사이였습니다.

남은 둘이서 준비를 이어갔습니다. 인테리어 전체를 맡겠다던 동업자가 아는 업체를 소개해줬는데, 알고 보니 헬스장 공사는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곳이었습니다. 그것도 한참 뒤에 알았습니다. 그러다 그 동업자마저 이런저런 이유로 약속한 자금을 더 이상 댈 수 없다고 하더니, 그렇게 사라졌습니다.

헬스장을 운영해 본 동업자가 사라지고, 인테리어를 맡겠다던 동업자가 사라졌습니다. 헬스라고는 바디프로필 한 번 찍어본 게 전부인 저와, 저를 믿고 회사를 그만두고 기다리던 트레이너들만 남았습니다.

전선과 자재가 놓인 젬스톤 1호점 공사 현장
Build바닥과 벽만 남아 있던 첫 번째 현장

01 / The Site

깔린 데
갈린 격

일단 자리부터 구해야 했는데, 어느 건물주를 찾아가도 대답은 똑같았습니다. 헬스장은 안 받는다는 거였습니다. 그러다 헬스장이 가능한 물건이 있다는 연락을 받고 설레는 마음으로 달려가 보면, 아무도 들어가지 않을 자리를 떠넘기듯 내미는 식이었습니다.

그 사이 오픈 멤버들은 호프집 알바로, 배달 기사로, 청소 일로 당장의 생활비를 벌면서 젬스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때 저를 가장 조급하게 만든 건 자금도 일정도 아니고 그 사람들 생계였습니다.

그러던 중 현수막을 보고 연락한 자리가 있었습니다. 지금의 1호점입니다. 돌아온 대답은 이랬습니다.

젬스톤 1호점 공사 자재를 현장으로 옮기는 직원들
Arrival첫 공간에 필요한 자재를 직접 들이던 날

"이 자리가 헬스장만 5번 폐업한 자리다."
"헬스장은 항상 월세가 밀렸다."
"젊은 사람이 헬스장 하지 말고 차라리 다른 걸 해라."
"헬스장 하면 무조건 망한다."

계약을 하러 간 자리에서 인생 조언을 들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동업자는 멤버들한테는 알리지 말자고 했습니다. 그런데 힘든 일 해가며 오픈만 기다리는 사람들에게는 상황을 알려주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어서, 차를 돌렸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설명하고, 자리를 빨리 못 구한 걸 사과하고, 반드시 곧 구하겠다고 했습니다. 쉽진 않았습니다.

공사 현장에서 방진 마스크와 보안경을 쓴 두 사람
Dust먼지 속에서 직접 공사를 이어가던 준비
젬스톤 직원들이 길가에서 건축 자재를 옮기는 모습
Carry필요한 자재를 직접 나르던 사람들

02 / The Contract

빈 자리를
찾지 않았다

"헬스도 모르는 놈이 헬스장을 한다고? 100% 망하겠네." 이건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들의 시선이었습니다. "서면은 이미 포화 상태고, 대형 프랜차이즈도 아닌 신규 브랜드? 100% 망하겠네." 이건 업계 사람들의 시선이었습니다. 업계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젬스톤 대표라고 인사를 건네면 위아래를 훑는 시선이 돌아오곤 했습니다.

자금도 경험도 부족하니 몸으로 때우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부산에 있는 헬스장을 일일 이용권 끊어가며 40여 개를 돌았고, 도면은 손으로 하나하나 그렸습니다. 그러다 보니 미묘한 자신감 같은 게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공사 중인 젬스톤 1호점 안에서 현장을 확인하는 직원
Measure도면과 현장을 오가며 직접 맞춘 배치

부동산도 전략을 새로 짰습니다. 이미 거절당한 자리였는데도 계속 눈에 밟혀서, 다른 부동산을 통해 대면하지 않고 계약금을 먼저 보내는 방식으로 계약을 따냈습니다.

헬스장이 다섯 번 망한 자리였고, 부산에서 헬스장이 가장 많은 동네였습니다. 비어 있는 곳을 찾을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습니다.

공사 뒤 바닥에 함께 누워 쉬는 젬스톤 직원들
Night공사가 끝난 뒤 바닥에서 잠시 누운 시간

03 / Construction

바닥이
울었습니다

그렇게 공사가 시작됐는데, 바닥 전체가 울었습니다. 파도가 치듯 일렁이는 바닥을 앞에 두고도, 업체를 데려온 동업자는 이미 없는 상태였습니다. 공사가 제대로 진행될 리 없었습니다.

6월 오픈을 약속하고 사전 예약 회원권을 팔았는데, 8월이 되도록 절반은 공사장 그대로였습니다. 60일이 밀린 겁니다.

공사 자재 위에 누워 잠시 쉬는 젬스톤 직원
Delay오픈이 밀린 공사장에서 이어진 밤
공사 현장에서 포장재를 덮고 잠든 직원
Before오픈을 앞두고 현장에서 버틴 마지막 밤
젬스톤 1호점 오픈 날 유니폼을 입고 모인 직원들
Opening공사복을 벗고 회원을 맞이한 첫날

04 / Opening Day

오픈 첫날,
사과부터 했습니다

오픈 전날에도 직원들은 공사 현장에서 밤을 샜습니다. 센터 사정이 그렇더라도 사람이라도 말끔하게 차려입고 맞이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지금의 본부장만 옷을 갈아입고 회원분들을 응대했습니다. 사실 응대라기보다는 한 분 한 분 붙잡고 사과를 드린 거였습니다.

젬스톤은 사과로 시작했습니다.